실거래가 볼 때 속기 쉬운 것
숫자는 맞는데, 읽는 방법이 틀린 경우들
국토교통부 실거래가는 실제로 계약된 값이라 호가보다 훨씬 믿을 만합니다. 그런데 이 자료에는 구조적인 지연과 예외가 섞여 있어서, 그대로 평균을 내면 엉뚱한 결론이 나옵니다. 청약고도 이 자료를 쓰기 때문에 같은 한계를 그대로 갖고 있습니다.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.
1. 최근 한 달은 비어 있는 게 정상이다
부동산 거래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안에 신고하면 됩니다. 즉 이달 초에 계약된 건이 다음 달에야 자료에 들어옵니다.
그래서 이번 달 거래량이 적어 보이는 건 거래가 줄어서가 아니라 아직 안 들어와서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. “이번 달 거래 절벽” 같은 이야기가 매달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. 최근 두 달치를 비교해 추세를 말하는 건 거의 항상 틀립니다.
판단하려면 최소 두 달 전 자료부터 보셔야 합니다. 청약고 트리맵의 기준월도 같은 이유로 지난달을 기본값으로 둡니다.
2. 취소된 계약이 한동안 그대로 남아 있다
계약이 해제되면 해제 신고를 하게 돼 있고, 이 정보는 2020년 2월 21일 이후계약분부터 공개되고 있습니다. 그 전 건은 취소 여부를 알 방법이 없습니다.
문제는 해제 신고에도 시차가 있다는 점입니다. 신고가가 찍혔다가 몇 주 뒤에 해제로 바뀌는 일이 생깁니다. 단 한 건의 신고가로 시세가 올랐다고 판단하면 위험한 이유가 이것입니다.
직전 최고가보다 크게 뛴 단 한 건은, 그 뒤로 비슷한 값이 두세 건 더 붙기 전까지는 유보하는 게 맞습니다.
3. 직거래와 특수관계인 거래가 섞여 있다
중개사를 끼지 않은 직거래가 자료에 함께 들어옵니다. 가족 간 매매처럼 시세와 무관한 값으로 잡히는 경우가 있어, 유독 싼 한 건이 평균을 끌어내립니다.
반대로 시세보다 훨씬 높은 값이 찍히는 경우도 있습니다. 어느 쪽이든 같은 단지·같은 평형에서 크게 벗어난 한 건은 일단 의심하고, 앞뒤 거래들과 나란히 놓고 보셔야 합니다.
4. 층·향·동이 값을 크게 가른다
실거래가 자료에는 층은 있지만 동과 향은 없습니다. 같은 단지 같은 84㎡라도 1층과 로열층, 남향과 북향의 값 차이는 수억이 날 수 있습니다.
평균만 보면 이 차이가 사라집니다. “이 단지 84㎡가 10억”이라는 문장은 실제로는 “8억짜리도 있고 12억짜리도 있다”는 뜻인 경우가 많습니다.
5. 같은 “84㎡”가 같은 집이 아니다
한 단지 안에 84.92㎡, 84.97㎡, 84.99㎡ 같은 여러 타입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. 방 개수와 구조가 다르고 값도 다릅니다. 이걸 “84㎡”로 뭉뚱그려 평균 내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값이 나옵니다.
청약고 단지 화면에서는 이 타입들을 색으로 나눠 그립니다. 한 선만 보지 마시고 어떤 타입이 비싼지 같이 보세요.
6. 분양권 거래는 매매가 아니다
아직 다 짓지 않은 아파트는 분양권 상태로 거래됩니다. 이건 매매 자료가 아니라 분양권 전매 자료에 따로 들어갑니다.
- 분양권 거래액은 분양가 + 프리미엄인 경우와 프리미엄만 적힌 경우가 섞여 있어 그대로 매매가와 비교하면 안 됩니다.
- 입주 전 단지는 매매 자료가 아예 없습니다. “거래가 없다”가 아니라 “아직 매매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”라는 뜻입니다.
7. 중위값과 평균값은 다르다
평균은 비싼 한 건에 끌려갑니다. 거래가 적은 단지일수록 심합니다. 5건 중 1건이 펜트하우스면 평균은 그 단지 대부분의 집값과 아무 상관이 없어집니다.
그래서 청약고는 지역 비교에 중위값을 씁니다. 그래도 거래 건수가 적으면 중위값도 흔들리기 때문에, 청약고는 거래 10건 미만이면 비교 문장을 아예 쓰지 않습니다.
8. 지역 중위값을 그 단지 시세로 착각하지 말 것
“○○구 84㎡ 중위 실거래 9억”은 그 구 안 모든 단지를 합친 값입니다. 같은 구 안에서도 역세권 신축과 언덕 위 구축은 두 배 차이가 납니다.
지역 중위값은 “이 분양가가 대략 어느 급인가”를 가늠하는 용도이지, 그 단지의 시세가 아닙니다.
9. 자료가 바뀌는 게 아니라 늦게 오는 것이다
어제 본 숫자와 오늘 본 숫자가 다르면 자료가 틀린 게 아니라 그 사이에 새 신고가 들어온 것입니다. 실거래가는 계속 채워지는 자료라, 과거 달의 값도 몇 달에 걸쳐 조금씩 늘어납니다.
그래서 어떻게 보면 되나
- 최근 두 달은 빼고 보세요.
- 평균 말고 중위값을, 그것도 거래가 충분한 곳만.
- 단 한 건의 신고가는 두세 건이 더 붙을 때까지 보류.
- 같은 평형 안에서도 타입과 층을 나눠서.
- 지역 중위값은 급을 가늠하는 용도로만.
청약고가 쓰는 자료
청약고의 실거래 정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를 매일 받아 정리한 것입니다. 위에 적은 한계는 원자료의 성격이라 저희가 없앨 수 없습니다. 다만 최근 달의 미완성 여부, 해제 거래 반영 시점 등은 화면에 최대한 드러나게 하려고 합니다.
잘못된 숫자를 보셨다면 [email protected]으로 알려주세요. 어느 단지 어느 달인지 적어 주시면 원자료와 대조해 보겠습니다.